▲ 서울 강남구청역 인근서 마약 음료수를 건네는 용의자들. ⓒ 강남경찰서
▲ 서울 강남구청역 인근서 마약 음료수를 건네는 용의자들. ⓒ 강남경찰서

강남 학원가에서 '기억력이 좋아지는 음료수'라며 마약 성분이 든 음료를 학생들에게 건넨 뒤 이를 빌미로 부모를 협박한 일당 4명 가운데 2명이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마약이 든 음료수를 나눠준 혐의를 받는 40대 여성 A씨를 전날 오전 1시 30분쯤 서울 동대문구에서 검거했다고 6일 밝혔다.

다른 용의자인 40대 남성 B씨는 언론 보도를 보고 경찰에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고 있다. 이들은 마약류관리법위반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A·B씨와 일당 2명은 지난 3일 오후 6시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일대에서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기억력 상승과 집중력 강화에 좋은 음료수가 개발됐다"며 시음행사를 열고 마약성분이 든 음료를 권했다.

학생들이 음료수를 마시자 "구매 의향을 조사하는 데 필요하다"며 부모의 전화번호를 요구했다. 

이후 부모에게 연락해 "협조하지 않으면 자녀가 마약을 복용한 것을 신고하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 음료를 마신 고등학생 자녀가 어지러움을 호소하는 등 몸에 이상이 생겼다는 내용의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섰다. 현재까지 접수된 신고 건수는 6건이다.

경찰의 간이 시약 검사 결과 해당 음료에서는 마약류인 필로폰(메스암페타민) 성분이 검출됐다.

▲ 용의자들이 학생들에게 건넨 메가 ADHD 음료수병. ⓒ 강남경찰서
▲ 용의자들이 학생들에게 건넨 메가 ADHD 음료수병. ⓒ 강남경찰서

마약이 든 음료수병에는 도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유명 제약사의 상호와 '기억력 상승 집중력 강화 메가 ADHD'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경찰은 나머지 용의자인 20대 여성과 40대 여성도 쫓고 있다. 이들은 조를 나눠 강남구청역과 대치역에서 음료수를 나눠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유사 피해를 경험하면 112에 신고해달라"며 "수상한 사람이 건네는 사진 상의 메가 ADHD 음료는 마시지 않도록 하는 등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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